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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고 그리워라 봄이 오면 푸른 앞산 종다리 조잘대고 여름이면 징검다리 건너가다 퐁당 빠져 옷 젖어 눈물 콧물을 손등으로 훔치던 곳. 뒷동산 언덕배기 소나무에 심던 희망 아버지 땀방울이 거름되어 영근 곡식 허기를 달래 주면서 꿈도 키워 주었지. 여물 쑤는 아궁이에 구워 먹던 고구마며 피붙..
봉숭아 가슴이 시리도록 아픈 것이 사랑이라며 불같은 뙤약볕도 폭풍우 비바람도 슬며시 끌어안고 마는 지고지순한 사랑이여. 이른 아침 방긋이 홍조 띤 얼굴 위로 살갑게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자락 그리움 가슴 속에서 툭 터질 날 기다린다.
하늘이 좋아서 해도 달도 별도 구름도 네가 좋아 네 언저리 옹기종기 모여서 사나 보다 무한한 가슴을 지닌 그 품이 따뜻해서. 은하수 견우직녀 그리움 담아진 곳 경계주의 하나 없는 푸름만이 가득한 곳 純白의 얼음꽃보다 맑은 사랑 가득한 곳. 쪽물 바다도 이리 네 몸에 안겨들고 잠자리 한 마리도 ..
와인 한 잔의 그리움 그라스에 빠진 너를 그리움이라 할까 인생의 쓴맛 단맛 세월의 고뇌까지 말끔히 다 띄워 마신 밤 깊은 아픔인데. 줄줄이 줄을 지어 춤을 추는 사념들아 옹팍지게 들어앉은 분홍빛 추억 어쩔거나 세월의 설한풍(雪寒風)에 젖어 갈색 멍이 든 이 가슴. ******* 한국삼행시동호회 회원..
달맞이꽃 애타게 기다리다 토라져 다문 입술 뜬눈으로 밤을 지켜 그토록 기다려도 오시지 않는 님이여 야속하신 님이여. 정 담아 노랑초롱 길목마다 걸어 놓고 불심지 높이 올려 오시는 길 밝혔건만 동트는 아침나절에도 못 오시는 님이여. 차라리 눈을 감고 이제는 잊으리라 야물게 다져 먹은 굳은 ..
꽃물을 들이며 가 버린 첫사랑을 살며시 불러들여 새하얀 마음의 터 그리움을 채우면서 도화지 색칠하듯이 봉숭아꽃 물들인다. 꽃물에 흠뻑 젖은 지나간 옛시절이 아지랑이 너울대듯 가슴에서 춤을 추고 첫눈이 오는 날이면 두 손 모아 맞고픈 님. 꽃다운 나의 모습 퇴색되어 희미해도 붉게 핀 그 순..
그리운 어머니 에미야 미안하다 너한테 폐만 끼쳐 해 준 것 하나 없이 나한테 짐이라며 어머니 눈가에 맺힌 이슬 황망히 훔치셨소. 엄마는 별소릴 다 해 무엇이 짐이라고 내 곁에 엄마가 계셔 얼마나 든든한데 정색한 위로의 말에 공허하게 웃으셨소. 딸네 집 기거하심 죄라도 되는 듯이 발 한번 마음 ..
해후 해묵은 레코드판 뭉툭한 바늘 소리 직직대며 처진 노래 옛생각을 깨우면 둥글게 퍼지는 음표 피어나는 하얀 얼굴. 엘피판 돌아가다 튕기는 모난 음계 잡음이 가득 섞인 마음 속 사념처럼 아련한 기억 저편으로 선율 하나 돌아간다. 빛바랜 악보 속에 숨겨진 그리움들 어머니 품 속인 양 안겨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