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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829 / 친구 아들
    시사행시 2010 2010. 8. 30. 00:58

     

    부모 마음

     

     

     

    구 아들 부음에 왜 내 아들 생각부터 날까

     

    천을 떠돌기엔 아까운 나이, 이제 서른 넷

     

    픈 상처 떠안고 갔어도 부모 가슴엔 큰 멍

     

    숨인들 날숨인들 하루라도 편히 쉬어질까

     

     

     

    ******

     

     

     

    오늘 아침에 갑자기 들려온 친구 아들의 부음

    30여년 공무원으로 부이사관까지 승진한 친구

    지금은 조경회사 하나를 운영하는 괜찮은 친구

     

    잘 키워서 좋은 데 취직했다고 알려진 장남인데

    대학 졸업후 전공 살려 일본 회사에서 6년 근무

    국내 회사로 옮기기 위해서 약 두달 전에  귀국

     

    쳇기가 있어 서울대 병원에서 진단 했더니 간암

    손 쓸 수도 없다는 말에 퇴원, 요양병원에 입원

    곧 이어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 한달 가량 투병

     

    오래 몸 담았던 직장을 비롯 주변 친지들에게 조차

    말 없이 가슴에 묻으려고 아무에게도 안 알렸는데

    좁은 땅덩어리 실낱 같이 엮인 우리네 사회인지라 

     

    장례 미사에 참석했던 성당 교우가 아는 분께 전달

    그이가 다시 아버지 고교 동기생에게 연락을 하고

    결국은 휴대폰 문자로 비보가 전해지고 말았으니 

     

    조용한 장례식장에 소식을 접한 동창생들만 모여서

    성당 한구석 연도실에 마련된 빈소를 가득 채우고

    소줏잔을 기울인 채 아버지의 흐느낌을 감싸 안으며

     

    아무 것도 미리 알지 못한 채, 막지도 못한 채 당한

    하나님만이 아시는 우리의 운명과 인간의 나약함

    인생 무상을 곱씹으며 서로가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정확히 20년전 단체로 백담사 여행을 갔던 동창생들

    귀로길 인제에서 버스 추락 대형사고로 부인을 잃고

    그나마 아들 둘 성장 보면서 꿋꿋이 버텨온 20년 세월

     

    아들은 아들대로 객지서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겠지만

    혼자 지하에서 얼마나 외로웠으면 아들 데려 갔겠냐고

    말도 안되는 소설을 쓰면서 위로 아닌 위로로 또 한잔

     

    처복 없는 놈은 자식 복도 없다는 친구 껴안고 또 한잔

    다른 문상객도 별로 없는지라 자리 뜰 생각들도 않으니 

    저는 어제 마신 술이 깨자 마자 또 술독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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