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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아시나요?
    스크랩창고(소개) 2005. 11. 4. 15:19
    아시나요?
    어머니
    학생시절 말 안 듣고
    청소 안하고 빨래 안해서
    당신 힘드시게 한거
    그거
    제 아이들도 그리 하네요

    아시나요?
    어머니
    제가 잘못하여 나무라시면
    제 정당성 찾으려고
    이리 핑계 저리 핑계 대며
    당신 속 썩여 드린거
    그거
    제 아이들도 그리 하네요

    아시나요?
    어머니
    이른 첫 새벽
    얼음물에 손담그어
    아침 밥 지어 주시면
    꼼지락 늦잠자다 시간없다 그냥나가
    당신 맘 아프신게 한거
    그거
    제 아이들도 그리 하네요

    아시나요?
    어머니
    모처럼 여행하시면
    '밥 잘먹고 학교 잘 댕기라'
    '싫어 안먹을거야 학교도 안갈거야'라고
    당신 맘 불편하게 해드린거
    그거
    제 아이들도 그리 하네요

    아시나요?
    어머니
    학교졸업후 은행다니던 시절
    월급 꼬박꼬박 당신께 드려
    계돈 부어 두시던거
    목돈이 되었을대
    은행에 다닌다고 내게 맡기신거
    그거
    남자친구(지금남편) 사업자금 대주어서
    다 사라진거
    그거
    제 아이들도 그리 하면 어쩌지요?


    어머니
    당신 별나라 가시기 2개월전
    '훈아, 나하고 살자
    나 너하고 살고 싶다"
    그리 빨리 가실 줄 몰랐습니다.
    전에도 가끔은
    '훈아. 너랑 살면은
    너가 아무리 뭐라 해도
    섭섭하지가 않고
    금방 잊어버리고 맘이 편하다'
    고 하시곤 하셨습니다.

    어머니
    저는 당신께 차라리
    없는 것이 더 좋을 존재였나 봅니다


    아시나요?
    어머니
    지금 당신은
    제게 아무말씀 안하시고
    별빛만 내려 주시고 계십니다.
    이토록 힘겨운날
    어머니
    당신곁으로 가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제게 향한 그리움이
    제가 당신 곁으로 감으로 인하여
    편안함과 꿈을 키울 수 있게 된다면
    어머니
    당신곁으로 가고싶습니다.

    지금은 감추려 해도
    당신 앞에 드러나는 눈물...
    얼른 닦아도
    아니 되는 눈물...

    어머니
    당신 별나라 가시기 이틀전날
    '엄마 나 갈께'
    '훈아 가지마
    심심해 죽겠어
    가지마 가지마'
    '응 알았어 안갈께 엄마'
    병석에 누우셔서 꼼짝도 못하시며
    발음도 되지 않은 목소리도
    애원하듯 허공을 향해
    내 손을 찾고 계셨습니다.
    오빠들은 먼저 가시고
    한참이 지난후
    '훈아, 얼른 가'
    '얼른가'
    '엄마 안심심해?'
    '나 가도 돼?'
    어린아이 달래듯
    당신이 좀 진정 되신후

    무슨 일이 그리 바쁘다고
    무슨 사업이 그리 중요하다고
    내가 없으면 무슨 회사 문닫는다고
    그 문 좀 닫으면 어때
    다시 열면 되지.
    그리 떠나 왔었습니다.

    어머니
    당신 생각 나세요?
    별나라 가시기 이틀전
    제가 당신께 여쭈어 보았지요
    '엄마 하느님 보여?'
    '끄떡 끄떡'
    '엄마 하느님이 엄마 빨랑 오래?'
    '끄떡 끄떡'
    '엄마 성모 마리아님도 보여?'
    '끄떡 끄떡'
    '엄마 성모 마리아님도 엄마보고 오래?'
    '끄떡 끄떡'
    '엄마 아부지도 보여?'
    '끄떡 끄떡'
    '엄마 오빠도 보여?'
    '.........'
    이상하다
    '엄마 하느님보여? 그리고 엄마보고 오래?'
    '끄떡 끄떡'
    '엄마 하느님 어떻게 생기셨어?'
    '........'
    '엄마 하느님 우리처럼 생기셨어?'
    '........'
    굳게 입을 다물려 애쓰시고
    눈을 꼭 감으시려는게 역력했지요
    그리곤 한참을
    당신은 요지 부동 이셨습니다
    그 좋아 하시던
    거봉 포도도 안드시고
    묻는 말에 아무런 반응도 안 보이셨습니다
    내가 잘못 했지요
    내가 욕심을 부렸지요
    하느님의 모습은 우리 인간이 볼 수 없다고 하셨는데.

    어머니
    당신은 하늘나라에 계시지요
    저도 당신 곁에 갈 수 있을 까요?

    어머니
    차마 목이메여 울음이 터져나와
    죄송하다는 말조차
    용서를 빈다는 말조차
    나오지를 않습니다.
    늦게 두신 막내딸
    제일 귀여워해 주셨는데
    제일 사랑해 주셨는데
    제일 많이 챙기셨는데
    제가
    제일 많이 아픔을 드렸습니다.

    어머니
    당신 곁에 가고 싶습니다.


    ***참고고 오해가 있을지 몰라 덧붙입니다
    종교적인 이야기는 사실입니다
    그때 저희 오빠도 일찍(1979) 하늘로 가셨는데
    성당에 안 다니시고 돌아가셔서
    돌아가시기 직전 혼수상태에서
    제가 전대사( 세례예식=조건부)를
    놓아드리기만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6살때부터
    저랑 함께 지금의 꽃동네
    로 4시간 왕복 8시간을 걸어서
    대축일(부활절, 성모승천,성탄절)때는 성당에 다니셨습니다. 나도.....
    다른 종교를 가지신 분들이나
    무종교이신 분들은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출처 : 아시나요?
    글쓴이 : 판도라 원글보기
    메모 : * 엄/마모습 그려보면 끝도없는 그리움에...* 마/주안고 토닥이던 그숨결이 느껴져요...= 한국삼행시동호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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