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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55행시 (2008.2.16/꿈꾸는탱자작)멋진행시방(소개) 2008. 2. 16. 01:17
다음에 또다른 生이 있어
음지의 땅아래서 잠든 후에
세밀한 바람이
대나무를 부대끼니 그 뿌리가
향내나던 관을 뚫고
기약없던 내 영혼을
딸랑대는 무당의 방울처럼
기별하듯 깨울적에
金 李 朴 鄭 흔한 姓도 필요없이
삼짓날 제비마냥
행복한 날개로 오르리라
내안의 모든것이
안식의 지하에서 망각되고
의복마냥 거추장스럽던 욕심묻은 애착마저
퍼런 영혼의 불빛으로 태우리니
즐거이 비 바람아 자유로운 나를 맞으라
공허함이 밀려와
주인없는 육신마저 썩을 즈음
씨를 품은
왕대나무 첫째마디
정한 뿌리위에 깃을 들여
경건함을
섭생하듯
스스로의
마음을
일러 다스리리라
성긴 별이 뜨는
야심한 밤이 와서
착찹한 고독이
한 시름을 더하면
여우의 긴 울음처럼
우울한 한숨도 쉬려니와
왕왕 우는 대나무가지
별빛을 차가이 쓸어모아
불같은 영혼의 노함도
휘감듯이 삭혀주리라
은밀하던 밤이 밝아
하늘가득
수없는 먼지들이 날아오르는 봄날
예언자의 번뜩이는
감성을 빌린후
대금같은 휘파람소리 길게 뽑아
감은 영혼의 눈을 떠고서는
말갈기를 세우듯이
인간세상 영원히 떠나리라
용렬했던 나의
生이여
즐겨먹던
탁주 한 잔
동치미 한그릇에
시름잊고
조기(弔旗)걸린
라마승의 염불처럼
가없는 저 곳으로
망자되어 가리라
* 꿈꾸는탱자 : 한국삼행시동호회 회원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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