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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 붉은 장미 <압축행시 vs 토막행시>고운행시 2011 2011. 6. 14. 18:36
長江
붉은 노을
은은하게
장강을 이루고
미적거린다여름 문턱에서
그대 기다리며
대청마루서
는적거려 보지만
어제 오늘
찌는 날씨 밉다
******
써 놓고 보니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넋두리를 해봅니다
위와 같이,
운(韻) 하나에 달려있는 행이 길지 않고
짤막 짤막하게 끊어서 내려오는 형식의 행시를 써놓고
이름을 붙이기를...
'압축행시'라고 부르는 몇몇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 생각은 많이 다릅니다...
저런 형태의 행시를 두고서
저는 절대로 '압축행시'라는 말을 붙여서 안된다..라고 하지요...
우선
詩나 時調는 산문과 달리
불필요한 군더더기 말을 다 뺀 채
함축성 있게 줄여서 써야 제 맛이 나고
오히려 길게 풀어서 써버리면 산문이 되어 버리지요...
다시 말해서
당연히 짧아야 하고
줄여서 써야 마땅한 것을 두고
외형적으로 보여지는 형태가
한 두 소절로 끝이 나는
짧은 문장이라고 해서
그걸 '압축'이란 표현을 쓸 수 있을까요?
사전적인 의미에서도 '압축'이란..
부피나 길이를 줄여서
짧거나 작게 한 것을 말함이며
문장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긴 문장을 짧게 줄였을 때에
비로소 압축 문장이 되는 것인데...
위의 예를 들어 보더라도
저게 원래부터 짧은 단어나 문장이지
처음에는 길었던 문장을 짧게 고쳐서 줄인 것은 아니잖아요?
차라리 '토막행시'라 분류해야 한다..라고 저는 말합니다...
물론 아직은 정립이 되지 않은 상태라서
압축행시니 토막행시니..
이름을 붙이는 자체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보면
'압축행시'는 벌써 아니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굳이 '토막행시'라 불러야 한다..라고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놔둬도 토막처럼 보이잖아요?
<토막 : 말·글·노래 등의 짤막한 부분, 덩어리진 도막>
이름은 자연스러울 때 좋은 이름이지
압축이 아닌 것을 억지로 압축이라 붙인다고 해서
그것이 옳은 이름이 될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아무리 설명을 하고 토론을 해도 못 알아듣는 것 같아서
답답한 심경으로 말을 꺼내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길게 써버리고 말았군요...하하하
만일 지금 제가 쓴 이 길다란 문장을
단 몇 줄로 줄인다든지
더 짤막하게 줄이면서도
원래의 뜻을 지니고 있게 줄여서 쓸 수 있다면
바로 그렇게 줄인 문장을 두고서
'압축했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이 경우에 쓴 문장이 산문이 아니고 행시라면
'압축행시'라 불러도 누가 뭐라고 말 못 할 겁니다...
위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외형적으로 토막처럼 짧게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압축이 아니며...
원래는 길었던...또는 길게 쓸 수도 있었던 것을
짧게 줄여서 썼을 때에 압축이란 표현을 써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요 주장입니다...
******
압축됐거나
축약됐을 때 압축이지
된장인지 똥인지 모르고
문장이 짧다고 압축이라 하면
장차 시비거리가 되지요
******
토론도 먹히지 않고
막된 주장만 하면
행시 발전에 있어
시답잖은 짓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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