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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319 / 어떤 교수의 무식한 여성학 강의
    야한행시 2010 2010. 3. 19. 22:14

     

     

    어떤 교수의 여성학 강의

     

                                             六峰 정동희

     

     

    아주면 바로 돌아서는 게 여자 아니던가

    구 여친이든 여친의 친구든 상관 말고

    릇을 잘 들여야 일이 되든 말든 하지

    스로 감 떨어지길 기다리면 그건 바보지

    능성은 항상 있다는 걸 염두에 두라

    잡은 고기를 놓친 경험은 소중하지만

    작도 못 해보고 기회를 놓친다면 멍청한 남자지

    천지에 널린 게 여자인 건 맞지만

    같은 여자일 리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르고 고르다 보면 옥석을 가리는 안목도 생긴다

    를 묵히며 쌓은 노하우를 결코 썩히지 말고

    산에 해 넘어가기 전에 내가 탈 차를 세워야지

    다음 차를 기다린다고 꼭 더 좋은 차가 오겠는가

    련을 두고 집착하라는 이야기와는 전혀 다르다

    나가는 차를 놓치지 말고 내 차로 만들란 말이며

    와 궁합이 맞고 안 맞고는 타 보기 전에는 모른다

    을 보기 전에 미리 맛을 알 수 있는 간장이 아니다

    렇다고 겉모양만 보고 좋다고 덜컥 타지는 마라

    젓한 차라고 다 성능이 좋은 건 아닐 것이니

    타트 시원찮고 시동이 늦게 걸리는 차도

    실난실 열두고개 콧노래 부르며 넘기도 하니라

    무튼 오늘 강의는 요 정도에서 마칠 것이니

    들 경험을 A-4지 한장에 앞뒤로 빽빽하게 적어서

    음 강의 때까지 선착순 제출들 하기 바란다

     

     

    ******

     

    아래는 丹厚 김화순 시인님의 [어떤 기다림]입니다

    시 낭송 모임에서 직접 낭송하시는 걸 들어봤는데

    위에 제가 행시로 만든 그 구절이 너무 마음에 들어

    인터넷을 뒤져 시를 찾고 행시로 만들었지요...하하하

     

    ******

     

     

    어떤 기다림

     

                         丹厚 김화순

     
    기다려야만 한다
    꼭 그래야만 하는 걸까
    놓친 버스가 다시 온다고 해서
    이미 지나간 그 버스는 아니다

     

    이 시간이 내일 또 온다고 해도
    그 시간은 오늘 이 시간이 될 수 없듯이
    한 번 흘러 가버린 물은
    다시 되돌아올 수가 없다

     

    기다리라고 하면
    세상 모든 것이 기다려주는 건 아니다

     

    지구를
    몇 바퀴 돌고 돌아 
    바다 건너고 산 넘다가
    어느 꼴짜기에서 머물다 올  바람이기에
    바람 역시 이미 스쳐 지나간
    그 바람이 아닐 것이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해도
    한 번 지나간 것들이 아닌
    새로운 것이란 걸 알면서도

     

    기다림에 길들어
    습관처럼 서성이는 바보가
    여기 덩그러니 목석처럼 서 있다

     

    마을 어귀를 지키는 수호신
    장승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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