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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행시> 그대 향한 진실이여 영원...(9.23/내안의퍼즐작)
    멋진행시방(소개) 2007. 9. 23. 22:04

     

    1

    그리움이 쌓이고 쌓여
    대장부의 마음이 무너지고
    향기로운 임의 체취 가득한데
    한 걸음도 임께 나가지 못 하는 심사
    진주 목걸이에 다이아 반지는 없어도
    실로 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은데
    이 시에 담긴 진실 뿐이라서
    여린 이내 마음 흔들리어
    영 님께 나가지 못하겠구나!
    원두막에 마주앉아 밤의 축제 속에서
    하나 둘 피어나는 별 헤는 날 언제이려나
    소풍같은 짧은 인생
    서로를 사랑하면서 살아간다면....



    2

    그러나
    대안은 없었다
    향하고 있는 화살을
    한숨에 피할 수는..
    진검을 꽉 지면서
    실의에 찬 병사들에게
    이순신 장군은 말했다
    여기 노량진바다에서
    영영 눈을 감게 되었다
    원하건대 병사들이여!
    하여간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소리, 그 애끓는 함성
    서광이 되어 대승을 거두었다.


    3

    그리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향락을 누리며 살아가겠지
    한 편의 연극일 뿐인데
    진정으로 생각하느니
    실제 내 애기만 같다
    이튿날 자각 한다
    여담일 뿐이야
    영 나와는 거리가 멀어
    원 걱정도 팔자지
    하이든의 음악이나 틀어볼까
    소리, 왜 이리도 죽여줘
    서서히 연극 생각나잖아


    4

    그런데
    대답하지 않는 거야
    향기만으로 꽃을 알 수 있다며
    한갖 장미꽃을 모르니
    진의를 말하자면
    실컷 꽃 향에 취해 있었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여러 가지 많은 꽃에
    영락없이 알고 있는 건데
    원통하단 말이여.
    하나도 아는 이름이 없잖니
    소리치지 말라고
    서서히 꽃 이름을 외고 있어



    5

    그만큼
    대작이란 쉽지 않아
    향긋한 꽃 숨어있는 듯한
    한 아름 포도송이 터질 듯한
    진주가 영원히 빛날 듯한
    실제보다 더 와닿는 듯한
    이윽고 그 깊이 속으로
    여러 차례 빠져들 수밖에 없는
    영구히 빛날 그런 대작을
    원고지에 한 편만 쓸 수 있다면
    하잘 것 없는 나 던져버릴 텐데
    소설이 꼭 아니래도
    서간문이나, 시 한 편이면 족해요


    6

    그대로
    대담은 진행되었다
    향상되는 것 없이
    한 가지 논제에 관하여
    진절머리 나는 공방전이였다
    실랑이질하다 보면
    이야기는 거칠어지고
    여느 시장통 같았다
    영약[靈藥]의 발언이 있기 전까지는
    “원[圓]은 시작도 끝도 없다
    하늘, 저 드넓은 하늘처럼
    소란의 시작과 끝은 어디요
    서슴 없이 말하시오


    7

    그것은
    대어를 낚을 징조였어
    향기로운 꽃 향이 코를 간질이고
    한껏 들이마시는 공기가 상큼했어
    진득하게 앉아 있어도 시간은 빨랐어
    실바람이 전하는 소리라든가
    이채로운 구름을 바라보던가
    여정을 생각할 틈 없이 도취되어 있었어
    영혼이 맑게 씻기어진 듯이
    원도 한도 없는 평정한 마음이었어
    하느작거리는 낚싯줄은 바람 때문에
    소득도 없이 온 종일 출렁거렸지
    서서히 낚싯대를 걷어 올렸다

     

     

    * 내안의퍼즐 : 한국삼행시동호회 회원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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